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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악몽, 병일 수 있다?" 의사가 말하는 악몽의 원인과 해결법 ①
악몽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유럽신경학회(ena)에 발표된 영국 치매연구소 아비데미 오타이쿠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매주 악몽을 꾸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75세 이전 조기 사망 위험이 최대 3배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연구를 통해 악몽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확인된 만큼, 반복되는 악몽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악몽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일상에서 무엇을 실천할 수 있을까. 정신건강의학과 권순모 원장(마음숲길 정신건강의학과의원)과 함께 악몽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짚어본다.
q. 악몽이 반복될 때가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악몽을 꾸는 건 정신적으로 어떤 신호라고 봐야 할까요?
반복적인 악몽은 해결되지 않은 정서적 갈등이나 외상 기억이 무의식 속에서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같은 꿈이 반복된다면, 이는 아직 감정적인 소화나 심리적 정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망치거나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은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 스트레스, 회피하고 싶은 상황과 관련된 심리 상태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반복되는 악몽은 내면의 갈등, 미뤄둔 결정, 책임 회피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심리학에서는 이를 일종의 '정신적 반복 경향'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또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더 빈번하게 반복적인 악몽을 꾸곤 합니다. 특히 ptsd 환자의 경우, 꿈의 내용이 실제 외상 경험과 매우 유사하게 반복되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감정적 트라우마가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재현되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q. 최근에는 악몽이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는데요. 실제로 악몽이 신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시나요?
최근 연구들은 반복적인 악몽이 단순한 수면 현상을 넘어, 신체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치매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약 18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장기 연구에 따르면, 악몽 빈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습니다.
악몽은 수면 중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반복적으로 유발해 심박수 상승, 수면 중 각성, 뇌 피로 증가 등으로 이어지며, 이는 전반적인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수면의 질이 저하되면 면역력 저하, 고혈압, 대사 질환, 만성 피로와 같은 다양한 신체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악몽으로 인해 수면의 깊이와 지속 시간이 방해받을 경우, 세포 재생과 회복 기능이 떨어지고, 생물학적 노화 지표인 텔로미어 길이 감소와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즉, 악몽은 단지 '무서운 꿈'이 아니라 심리적 스트레스와 신체 건강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악몽이 반복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수면 환경과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악몽이 너무 자주 나타날 경우, 병원에 가야 할 신호일 수도 있을까요? 진료가 필요한 기준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악몽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을 넘어 정서적 고통을 유발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반복된다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신의학 진단기준(dsm-5)에 따르면, 생존이나 안전이 위협받는 듯한 극도로 생생하고 고통스러운 꿈을 반복적으로 꾸며 잠에서 깨고, 이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 기능에 심각한 지장이 생기는 경우 '악몽장애'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에서는 악몽장애의 주요 증상으로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제시합니다.
△반복적이고 생생하며 고통스러운 악몽
△악몽 이후 불안감으로 인해 잠들기 어려운 상태
△낮 동안 피로감, 집중력 저하, 기억력 문제
△꿈의 이미지가 깨어서도 자주 떠오름
△취침 전 불안감, 어둠에 대한 두려움
△사회생활, 학업,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의 기능 저하
특히, 악몽으로 인해 잠드는 것이 두려워지거나 불안·우울감이 동반되고 일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악몽은 종종 양극성 장애, ptsd, 불안장애, 우울증 등과 함께 나타나기도 하며, 방치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공격당하거나 쫓기는 내용의 악몽이 반복되는 경우, '렘수면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 rbd)'와 같은 신경학적 질환의 전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rbd 증상을 경험한 사람이 파킨슨병, 루이체 치매,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악몽이 반복적이고 일상 기능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꼭 정신∙신체 건강을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q. 악몽을 줄이거나 예방하려면 평소 생활습관에서 어떤 점을 개선하는 것이 좋을까요?
악몽을 줄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수면 위생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이는 수면의 질을 높이고, 뇌가 안정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일상에서 다음의 8가지 실천법을 꾸준히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① 규칙적인 수면 습관 유지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말에도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면 생체 리듬이 안정돼 악몽 발생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② 쾌적한 수면 환경 조성
어둡고 조용하며, 서늘한 침실은 숙면을 유도합니다. 반면, 너무 덥거나 건조한 환경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합니다.
③전자기기 사용 제한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수면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므로, 취침 1시간 전에는 사용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④ 스트레스 관리
스트레스는 악몽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요가, 명상, 복식호흡, 점진적 근육 이완과 같은 활동을 통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⑤ 적절한 운동
낮 동안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단, 잠들기 2~4시간 전에는 운동을 마쳐야 하며, 늦은 시간의 격한 운동은 오히려 교감신경을 자극해 수면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⑥ 식습관 조절
카페인 섭취는 오후 3시 이후 피하고, 취침 직전의 과식, 야식, 음주, 흡연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술은 초기에는 졸음을 유도하지만, 수면 후반부에 자주 깨게 하고 악몽 빈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⑦ 이완 중심의 취침 루틴 만들기
자기 전 카모마일차 같은 따뜻한 차 한 잔, 가벼운 스트레칭, 또는 기분 좋은 음악과 이미지를 활용해 심신을 이완시키는 루틴을 만들어 보세요.
⑧ 전문가의 치료 고려
악몽이 장기화되거나 스스로 조절이 어렵다면, 인지행동치료(cbt)나 심상시연치료(irt) 같은 전문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ptsd와 관련된 악몽의 경우, emdr(안구운동 탈감작 및 재처리 요법)이 보조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