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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고 오톨도톨한 아이 피부...땀띠일까, 아토피일까?
덥고 습한 여름철, 아이 피부에 붉은 발진이 돋으면 대부분 가벼운 땀띠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일부는 오랫동안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두 질환 모두 가려움과 발진을 동반해 겉모습만으로는 구분이 어렵지만 발생 원인이나 치료 접근법은 전혀 다르다. 잘못 판단하면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불필요한 약물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 피부과 전문의 김형수 원장(서울에이치피부과의원)의 자문을 통해, 땀띠와 아토피 피부염의 차이와 올바른 대처법을 짚어본다.
급성 반응 '땀띠' vs 만성 염증 '아토피 피부염'
땀띠(miliaria)는 영유아에게 흔히 나타나는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땀샘에서 분비된 땀이 피부 밖으로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고 피부 속에 고이면서 발생한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땀이 많이 나면 피부의 각질층이나 진피 상부에서 땀샘 배출관이 쉽게 막히게 되고, 이로 인해 고인 땀이 피부세포 사이로 스며들며 국소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그 결과 피부에 가려움, 붉어짐(발적), 작은 물집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영유아는 성인보다 땀샘 밀도가 높고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하며, 기저귀 착용 시간도 길기 때문에 땀띠가 더 쉽게 발생한다.
아토피 피부염(atopic dermatitis)은 유전적 요인, 면역학적 이상, 피부 장벽 기능 저하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만성 재발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피부 장벽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반복적인 염증과 자극으로 손상되면, 피부는 수분을 유지하지 못하고 외부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로 인해 건조함과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긁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피부가 두꺼워지거나(태선화), 습진처럼 변화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아토피 피부염에서는 면역 체계가 알레르기 반응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면역학적 이상이 함께 나타난다. 이를 th2 면역반응이 우세해진다고 하는데, 이때 th2 면역세포가 il-4, il-13 같은 사이토카인(면역 신호물질)을 다량 분비한다. 이들 물질은 피부 염증을 유발하고 지속시키며, 동시에 피부 장벽의 회복을 방해한다.
결국 아토피 피부염은 약해진 피부 장벽과 과도한 면역 반응이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보통 영유아기에 처음 발병하지만 이후에도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새로 나타나거나, 소아기에 시작된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도 많다.
김형수 원장은 "땀띠는 여름철 땀 분비가 늘고 습도가 높아 땀 증발이 잘되지 않으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라며 "방치하면 긁거나 2차 세균 감염(농가진)으로 인해 농포·진물·색소침착이 생길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토피 피부염은 땀 속 염분과 피지가 피부를 자극하고, 높은 습도로 세균·곰팡이가 증식하기 쉽다"라며 "여름철 자외선과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건조도 증상을 악화시키며, 방치하면 피부 태선화·색소침착·감염 위험이 커진다"라고 덧붙였다.
땀띠는 수일 내 호전, 아토피는 장기 관리 필요
땀띠와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과 발진 증상이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육안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땀띠를 아토피로, 아토피를 땀띠로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형수 원장은 두 질환의 감별 포인트에 대해 "땀띠는 주로 여름철 땀이 많이 나는 목·등·가슴·기저귀 부위에 작은 붉은 구진이나 물집 형태로 나타난다"라며 "발병 속도가 빠르지만, 시원한 환경 유지와 땀 제거 등 간단한 환경 조절만으로도 2~5일 내 호전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토피 피부염은 영아기에는 뺨과 사지 바깥쪽에, 이후에는 팔꿈치·무릎 안쪽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라며 "주로 심한 가려움과 함께 피부 건조, 태선화, 갈라짐이 동반되고 재발과 만성 경과를 보인다"라고 전했다.
땀띠는 필요시 소염제나 항생제 성분의 외용제를 쓰지만, 전신 약물은 드물고 합병증 시에만 단기 항생제를 사용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보습제의 장기 사용이 기본이며, 증상에 따라 국소 스테로이드제·칼시뉴린 억제제·항히스타민제를 활용하고, 중증이면 면역조절제로 장기 관리한다.
고온·다습한 환경 피하고, 통풍 잘 되는 옷 착용해야
땀띠 예방을 위해서는 낮잠이나 수면 시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고, 기저귀를 자주 갈아주는 것이 좋다. 필요하면 땀 흡수 패드나 의약외품 파우더를 활용해 피부를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여름철 외출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짧게 씻겨 땀과 먼지를 제거하고, 완전히 건조한 뒤 옷을 입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토피 피부염은 매일 보습제를 바르되, 샤워 후 3분 이내에 도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습제는 향이나 색소가 없는 저자극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제형에 따라 보습 지속력도 차이가 있는데, 로션보다 크림이, 크림보다 연질 연고(ointment)가 보습력이 높다. 특히 연질 연고는 유성 성분 함량이 높아 피부 수분 증발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므로 건조증이 심한 부위에 적합하다. 크림은 발림성이 좋아 전신에 사용하기 편리하며, 로션은 가벼운 보습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하되, 환기를 통해 공기 순환을 자주 시켜야 하며, 집 먼지 진드기·반려동물 털뿐 아니라 미세먼지·대기오염 물질, 새집증후군 원인 물질(폼알데히드, voc 등)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피부 세정 시에는 ph 5.5 전후의 약산성 세정제를 사용하고,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짧게 씻는 것이 좋다. 때를 미는 등 피부를 세게 문지르는 목욕 습관은 피부 장벽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무엇보다 두 질환 모두 재발을 막으려면 고온·다습한 환경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형수 원장은 "땀이 났을 때는 즉시 씻거나 닦아내고, 면이나 마 소재처럼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히는 것이 좋다"라며 "손톱은 짧게 유지해 긁힘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예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여름철에는 냉방기를 적절히 사용하되 찬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로 피부 건조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